• 제목 : 카트
  • 장르 : 드라마
  • 개봉 : 2014년 11월 13일
  • 감독: 부지영
  • 출연자: 염정아(선희 역), 문정희(혜미 역), 김영애(순례여사 역), 김강우(동준 역), 디오(태영 역)

 

흔치 않은 비정규직 소재의 영화 

대한민국 최고의 마트인 더마트에는 40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갑질과 무시, 컴플레인 등 하루하루 버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정규직 직원들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일해야 했으며 회사가 잘되야 내가 잘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로부터 해고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게 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부당하다며 회사에 호소하지만 무시당합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그들은 노조를 만들어 직원 전체가 업무를 모두 중단하고 파업을 합니다. 회사 측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당신들의 파업은 우리에게 아무런 타격이 없으며 당신들을 대체할 노동자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회사는 업무 중단과 파업으로 받은 피해보상 청구를 합니다. 더마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계가 어렵거나 싱글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회사는 이들의 약점을 이용해 사탕발림으로 일부 노동자들을 복직시키고, 나머지 노조들은 경찰에 끌려가고 물대포를 맞으면서도 계속해서 파업을 이어갑니다. 그러나 파업이 커질수록 회사 측의 이미지는 실추될 것이 뻔하며 금전적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회사는 결국 노조 간부의 복직을 포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남아있는 일부의 노동자들에 한해 복직을 허가해주면서 영화가 끝나게 됩니다.   

 

 

2007년 홈에버 비정규직 사건 모티브

영화 카트가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건 아마 이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카트"는 2007년 홈에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이랜드 그룹이 2006년 까르푸를 인수하면서 직원들 전원을 고용하겠노라 약속을 하였는데 직원 일부만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말을 바꾼 것이 이 사건의 발단입니다. 이에 홈에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어 반발하였고 회사 측 또한 대체용으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출입문을 봉쇄하는 등의 줄다리기를 펼쳤습니다. 결국 노조 대표 12명이 회사에서 나가는 것을 조건을 끝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일부 노조에 관한 생각

 저는 개인적으로 노조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습니다. 근래에 명절만 다가오면 데모를 하는 택배 노조들의 영향이 큰데, 물론 택배 물량이 폭주하는 명절즈음에 데모를 해야 더 많은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고 뉴스에서도 다루기 때문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더 잘 전달되기 때문에 명절 때 하는 건 알겠는데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너무 큰 피해를 받기 때문입니다. 택배 일을 하는 분들은 개인사업자입니다. 이번 설을 앞두고 택배기사님들이 택배 노조를 만들어 데모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이번에 국가에서 지원하는 소상공인 지원금은 또 지원해서 받았다고 하는데 제 입장에서는 노동자로써 유리할 때는 노동자, 개인사업자가 유리할 때 개인사업자가 되는 듯한 인상이라 명절마다 벌이는 택배 노조의 데모가 더 이상 안쓰럽지 않습니다.  

 

 

아직도 변하지 않은 현실

홈에버 사건이 2007년도에 일어났으니 벌써 15년이나 지났습니다. 여전히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미성년자임을 이용해 월급을 주지 않는 악덕업주의 이야기 등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 위에 함부로 군림하는 사건들과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비정규직 직원들이 단지 사람답게 살고 싶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머리가 깨지고 몸 군데군데 멍이 들면서 까지 내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그들의 간절함이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거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히 일했는데 비정규직이라고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 건지 씁쓸할 따름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전태일 님이 노동자의 현실을 알리고 바꾸기 위해 하신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들의 작은 목소리에 관심 가져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그나마 개선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과 노동자들을 보는 시선은 차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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